2025. 11. 8. 22:37ㆍ토지 상속
토지 상속을 받은 뒤 등기를 하지 않은 채 가족 간 혹은 제3자에게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
특히 지방의 조상 대대로 내려온 토지의 경우 상속 등기가 수십 년 동안 미뤄진 채 실제 사용자가 거래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 법원은 대부분 매매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토지 상속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는 상속등기를 통해 소유권 이전을 완성해야만 ‘소유자’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등기 상태에서 체결된 매매계약은 ‘소유권 없는 자의 처분행위’로 간주되어 법적 효력이 없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판례를 통해 왜 이런 미등기 상속 토지의 매매가 무효가 되었는지, 그리고 상속인이 유효하게 거래하기 위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1. 미등기 상속 토지란 무엇인가?
‘미등기 상속 토지’란, 피상속인(부모 등)의 명의로 등기가 남아 있고 상속 개시(사망) 이후에도 상속인 명의로 이전등기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의 토지를 말한다. 즉, 법적으로는 여전히 피상속인 명의로 존재하는 부동산이다.
이 경우 상속인은 상속권을 가지고 있지만, 등기를 마치지 않았다면 대외적으로 소유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 부친이 사망했으나 상속등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녀가 그 땅을 제3자에게 매도했다면 그 자녀는 아직 법적으로 소유권자가 아니므로 매도행위 자체가 무효가 된다.
2. 민법상 소유권 이전 원칙
민법 제186조는 명확하게 규정한다.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설정·변경·소멸은 등기를 하여야 그 효력이 생긴다.”
즉, 상속이 개시되더라도 등기를 하지 않으면 상속인은 내부적으로는 상속권자이지만 외부적으로는 소유자가 아니다.
따라서 미등기 상속 토지를 매매한 경우 매수인은 실질적으로 토지를 사용할 수 있어도 법적으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
이 원칙 때문에 대부분의 미등기 토지 거래는 법원에서 무효로 판단된다.
3. 실제 판례 해설: 대법원 2014다218132 판결
이번에 소개할 대표적인 사례는 대법원 2014다218132 판결이다.
사건 개요
피상속인 A씨가 사망한 후, 상속인 중 한 명인 B씨가 아직 상속등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상 명의 토지를 제3자 C에게 매도했다.
C는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고 토지를 인도받아 수년간 사용했지만 나중에 다른 상속인들이 나타나 그 매매는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판단
대법원은 명확하게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상속등기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속인 중 1인이 토지를 처분한 행위는
법적으로 유효한 소유권 이전을 발생시키지 못하며,
따라서 해당 매매계약은 무효이다.”
미등기 상속 토지의 매매는 아무리 당사자 간 합의가 있었더라도 등기가 완료되지 않았다면 무효라는 것이다.
또한 법원은 매수인 C가 ‘선의의 제3자’라 하더라도 등기 없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4. 매매 무효 판결의 핵심 논리
이 판례의 핵심은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 소유권 이전의 효력은 등기 시점부터 발생한다.
→ 상속 개시만으로는 소유권이 완전히 이전되지 않는다. - 상속인 중 일부가 단독으로 처분할 수 없다.
→ 상속은 공동상속의 형태로 개시되므로, 모든 상속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 매수인의 선의 여부는 효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 등기 없는 거래는 절대적 무효로서 누구에게도 효력이 없다.
5. 미등기 상속 토지 매매가 가져오는 후속 문제
미등기 상태에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단순한 무효로 끝나지 않는다.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법적·경제적 문제가 발생한다.
- 매매대금 반환 분쟁
- 매도인은 매매계약 무효로 인해 받은 대금을 반환해야 함.
- 매수인이 토지를 사용한 경우, 부당이득 문제가 함께 제기됨.
- 세금 문제
- 거래가 무효여도 세무서에서는 일시적으로 양도세·취득세가 부과될 수 있음.
- 추후 정정신청을 통해 취소해야 하며, 절차가 복잡함.
- 상속인 간 분쟁 격화
- 특정 상속인이 단독으로 매도했을 경우 다른 상속인들이 ‘상속재산 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사례 다수.
- 제3자 피해 발생
- 매수인이 해당 토지를 담보로 대출받은 경우 금융기관도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함.
6. 상속인이 취해야 할 합법적 절차
토지 상속 후 매매를 진행하려면 반드시 다음 절차를 거쳐야 한다.
| 단계 | 절차 내용 | 유의사항 |
| ① | 상속등기 신청 | 피상속인 명의에서 상속인 명의로 등기 변경 |
| ② | 상속재산분할협의서 작성 | 상속인 전원 서명 및 인감날인 필요 |
| ③ | 등기 완료 확인 | 등기부등본 확인 후 소유권 이전 완료 여부 확인 |
| ④ | 매매계약 체결 | 등기 완료 후 매도 가능 |
| ⑤ | 세금 신고 | 양도소득세, 취득세, 인지세 등 적법 신고 |
이 절차를 생략한 채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계약은 무효로 판단되며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 손해를 입을 수 있다.
7. 실무상 안전한 거래를 위한 팁
- 상속등기 완료 후 거래 진행
- 아무리 급하더라도 등기 완료 이전에 계약금이나 잔금을 수령하지 않는다.
- 상속인 전원 명의 확인
- 공동상속일 경우 반드시 모든 상속인의 동의서를 확보해야 한다.
- 사전 등기진행 동의서 활용 금지
- 일부 브로커들이 사용하는 ‘상속등기 예정 증명서’는 법적 효력 없음.
- 법무사·세무사 동시 검토
- 등기 이전과 세금 신고를 동시에 진행해야 추후 분쟁 및 가산세 방지 가능.
- 매수인 보호를 위한 특약 문구 삽입
- “등기 완료 후 효력 발생” 문구를 계약서에 포함해 분쟁 리스크 최소화.
8. 또 다른 판례 요약
| 판례번호 | 요지 | 결론 |
| 대법원 2018다242951 | 상속등기 없이 매매된 토지는 소유권이전 불가능 | 무효 |
| 서울고법 2016나23488 | 공동상속인 중 1인이 임의로 매도, 다른 상속인이 이의 제기 | 무효 및 원상회복 판결 |
| 수원지법 2019가단5238 | 상속등기 미완료 토지를 담보로 제공, 대출 진행 | 담보 효력 없음 |
이들 판례는 모두 상속 등기 이전에 체결된 모든 처분행위는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동일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미등기 토지 매매는 ‘시간 절약’이 아니라 ‘위험 단축’이다
토지 상속 후 미등기 상태에서 매매를 진행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간단하고 빠른 거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법적 효력이 전혀 없는 허상 거래에 불과하다.
상속 등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는
① 상속인 간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고,
② 제3자와의 계약도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며,
③ 추후 분쟁 시 모든 계약이 무효가 된다.
따라서 상속인은 반드시 상속등기 → 분할협의 → 매매계약의 순서를 지켜야 하며,
등기 절차가 복잡하더라도 전문가 도움을 받아 합법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결국, 미등기 상속 토지의 매매는 서두른 거래가 아니라 법적 위험이다.
시간을 조금 더 들이더라도 확실한 절차를 밟는 것이 가족의 재산을 지키는 최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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